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과학과 유머로 희망을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생존을 위해 펼치는 놀라운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생존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벗어나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관객들에게 지적 쾌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남자의 생존기
하버드를 졸업한 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비행사가 되는 행운을 거머쥔 마크 와트니는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아레스 3의 멤버로 차출되어 최첨단 유인 우주선 헤르메스 호에 몸을 싣고 자신의 꿈을 쫓아 모험을 떠납니다. 화성까지의 최단 거리는 무려 8천만 km에 달하며, 우주선 안에 갇혀 1년 이상을 지내야 하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골밀도가 낮아지고 근육이 줄어드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다행히 헤르메스 호에는 원심력의 원리로 중력을 만드는 최첨단 중력 훈련 시설이 있었고 팀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운동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헤르메스호는 꿈에 그리던 화성에 도착했으며, 팀원들은 착륙선으로 옮겨 타고 화성 표면에 착륙합니다. 화성의 환경을 조사하며 하루하루 꿈같은 일상을 보내던 마크는 이번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지구로 귀환하면 우주비행사 후배들의 훈련 교관으로 일하며 보람되고 존경받는 여생을 살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시속 400km의 모래폭풍이 다가오고 팀장은 철수 명령을 내립니다. 날아가 버린 마크를 찾을 수 없었던 팀원들은 그의 죽음을 확신하고 상승선을 타고 화성을 탈출합니다. NASA는 마크의 죽음을 발표했지만, 마크는 기적적으로 살아 있었습니다.
기지에는 팀원 여섯 명의 두 달치 식량만 구비되어 있었고, 다음 탐사팀은 4년 후에나 도착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마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NASA에서 만든 최첨단 변기는 팀원들의 배설물을 진공포장 후 보관하고 있었고, 이것을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다른 마크는 화성에서 농사를 짓기로 결심합니다. 지독한 악취 속에서도 텃밭을 만들고 감자를 심었으며, 물을 만들기 위해 이리듐 금속과 하이드라진 용액을 이용한 화학반응으로 수소를 생성하고 이를 산화시켜 물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과학적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쾌감
농사를 시작한 지 48일 만에 감자를 수확한 마크는 수확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감자를 다듬고 얇게 썰어 오븐에 넣고 구운 후 케첩을 뿌려주면 완벽한 저녁 식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식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마크는 NASA와 연락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1997년 화성에 착륙한 무인 탐사선 패스파인더를 발견한 마크는 이 골동품을 통해 NASA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냅니다. 고작 스틸 사진을 찍어 지구에 전송하던 장비였지만, 마크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한편 NASA 탐사실에서 인공위성 데이터를 분석하던 한 직원은 아레스 팀이 철수한 화성 기지에서 전기차가 이동한 것을 발견하고, 마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패스파인더의 카메라가 작동하자 마크와 NASA는 16진법을 도입해 대화를 시도했고, 이후 주파수 설정과 해킹을 통해 컴퓨터 채팅이 가능해졌습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NASA와 마크의 채팅이 시작되었고, 이제 구조의 희망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에어락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제 곧 수확을 앞둔 작물들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계들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마크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NASA는 비상회의를 소집했고, 마크는 임시방편으로 출입구를 비닐로 덮었습니다. 비닐이 찢어지면 산소 유출로 질식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남은 감자를 세어본 마크는 보급선이 올 때까지 버티기엔 식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했고, NASA는 마크를 살리기 위해 보급선 제작을 서둘렀습니다. 보급선 발사 준비가 완료되었지만 발사는 실패로 끝났고, 설상가상으로 마크가 살아서 지구로 돌아갈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협력과 긍정적 에너지의 힘
절망에 빠진 순간, NASA를 찾아온 한 남자가 대안을 제시합니다. 헤르메스호를 화성으로 다시 돌려보내 마크를 구출하는 계획이었습니다. 헤르메스는 보급 탐사선과 도킹한 후 다시 화성으로 유턴했고, 7개월 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앙상하게 말라버린 마크는 기지를 떠나 상승선이 있는 스키아파렐리 평원으로 향합니다. 거리는 3,200km에 달했고, 전기차는 완충 후 70km밖에 이동할 수 없었기에 정오마다 태양광 패널을 펴놓고 13시간 동안 충전해야 했습니다. 그 시간에 잠을 자고 해가 지면 다시 이동하는 과정을 두 달간 반복한 끝에 마크는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상승선에는 무게를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었고, NASA의 지시대로 마크는 상승선의 천장을 뜯어내고 간단한 덮개로 대체했습니다. 헤르메스 호가 화성에 접근하자 마크는 상승선을 타고 우주로 나갔지만, 자기 몸무게 12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고 기절합니다. 우려했던 대로 상승선은 목표 고도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고, 헤르메스는 추력으로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에어락을 폭파합니다. 300m 이상 떨어진 마크를 구하기엔 줄이 짧았고, 마크는 이판사판 산소통에 구멍을 뚫어 시속 40km로 헤르메스를 향해 날아갑니다. 팀장이 간신히 마크를 붙잡으면서 구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감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지되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다음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집에 갈 수 있다"는 마크의 대사는 과학적 문제 해결의 본질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큰 지적 쾌감과 삶의 위로를 줍니다. 화성의 압도적인 영상미와 70년대 디스코 음악이 긴장감과 재미를 조화롭게 조절하며, 맷 데이먼의 1인극에 가까운 연기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무엇보다 마크를 구하기 위해 국경과 이념을 초월해 협력하는 지구인들의 모습이 뭉클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살고 싶다면 과학을 하라'는 메시지가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 영화는, 어려운 물리학이나 천문학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웰메이드 SF 영화입니다. 과학적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았으며, 인간의 의지와 과학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최고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마크의 모습은 우리 삶에도 큰 울림을 줍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pCw0ybDx60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