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 말레피센트 2: 미스트리스 오브 이블(2019)을 권력, 편견, 주제의식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는 리뷰다. 1편이 말레피센트 개인의 악의 기원과 감정 변화에 집중했다면, 2편은 시선을 개인에서 세계로 확장해 인간과 요정 종족 간의 갈등, 권력 구조, 그리고 편견이 어떻게 전쟁으로 이어지는지를 다룬다. 이 작품은 동화 속 판타지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현실 사회의 차별과 공포 정치라는 주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본 리뷰에서는 말레피센트 2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과 편견을 서사의 중심에 배치했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를 살펴본다.
권력
말레피센트 2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주제는 권력의 작동 방식이다. 영화 속 인간 왕국은 ‘공존’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요정 세계를 통제하고 제거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왕비 잉그리스는 겉으로는 평화와 질서를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두려움과 배제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녀의 권력은 직접적인 폭력보다 제도와 언어를 통해 행사되며, 이는 현실 세계의 정치 구조와도 닮아 있다.
특히 결혼이라는 사건은 권력이 작동하는 중요한 무대다. 오로라와 필립의 결합은 종족 간 화해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인간 왕국이 요정 세계를 흡수하려는 정치적 장치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말레피센트는 ‘위험한 존재’로 규정되고, 그녀의 정체성은 개인이 아닌 위협 대상으로 단순화된다. 이는 권력이 타자를 관리하기 위해 공포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영화는 이러한 권력이 결국 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보호와 질서라는 명분 아래 준비된 무기는, 실제 위협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사용될 준비를 갖춘다. 말레피센트 2는 폭력이 항상 적대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선택하는 수단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편견
말레피센트 2에서 편견은 갈등을 확산시키는 핵심 요소다. 인간들은 요정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 내부의 다양성이나 개별성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말레피센트 개인의 행동이나 변화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녀는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 속에 갇혀 있다.
이 편견은 요정 세계 내부에서도 반복된다. 말레피센트가 만나는 어둠의 요정 종족 역시 인간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며, 공존보다는 생존을 우선시한다. 즉 영화는 편견을 한쪽의 문제로 그리지 않고, 갈등 상황에서 양쪽 모두가 쉽게 빠져드는 사고방식으로 묘사한다. 다만 권력을 쥔 쪽의 편견이 훨씬 더 큰 파괴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책임의 무게는 분명히 다르게 배치된다.
오로라는 이 편견 구조 속에서 독특한 위치에 놓인다. 그녀는 인간과 요정 세계 모두에 속하지만, 완전히 속하지는 않는다. 오로라는 두 세계를 잇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어느 쪽에서도 완전히 이해받지 못한다. 이 인물 설정은 편견이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체성을 규정해 버리는 폭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말레피센트 2' 주제의식 해석
말레피센트 2는 동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서사를 상당히 직접적으로 다룬다. 선과 악의 대결보다는, 오해와 공포, 권력 욕망이 누적되며 전쟁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때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제시된다.
영화가 전달하는 주제의식은 명확하다. 진정한 악은 특정 종족이나 개인이 아니라, 타자를 이해하기 전에 배제하고 제거하려는 구조 그 자체라는 것이다. 말레피센트가 전작에서 개인적 상처를 극복했다면, 2편에서는 구조적 악과 맞서는 존재로 확장된다. 그녀의 변화는 단순한 성격 개선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의 확장이다.
다만 이러한 주제의식은 이야기의 스케일에 비해 다소 단순하게 정리되는 한계도 있다. 갈등의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악역에게 집중되면서, 구조적 문제의 복잡성이 충분히 탐구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가족 영화라는 장르적 제약 안에서, 차별과 편견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말레피센트 2는 권력과 편견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동화 속 판타지를 현실 사회의 은유로 확장한 작품이다. 보호와 질서라는 명분 아래 작동하는 폭력, 이해 이전에 타자를 규정하는 편견의 위험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전작보다 서사는 다소 거칠 수 있지만, 주제의식만큼은 한층 더 넓고 직접적이다. 다시 감상할 때는 말레피센트 개인의 액션보다, 인간과 요정 세계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규정하는지에 주목해 보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