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액션연출, 댐클라이맥스, 평가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보는 영화 리뷰다. 로마 도심을 뒤흔드는 폭주 시퀀스부터 거대한 댐 위에서 벌어지는 파이널 액션까지, 어떤 방식으로 스케일을 끌어올렸는지 정리한다. 동시에 단테라는 빌런의 존재감, 시리즈 후반부로 접어든 이 작품의 장단점까지 함께 짚어 보며 정주행 관객을 위한 감상 가이드를 제시한다.
액션연출로 보는 로마 시퀀스와 초반 템포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의 초반 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단연 로마 액션 시퀀스다. 이 장면은 거대한 구형 폭탄이 언덕과 계단, 로터리를 따라 굴러가는 설정을 통해 로마 도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핀볼 게임처럼 사용한다. 액션연출은 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설득하기 위해, 초반부터 긴장과 유머, 스케일을 단계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을 택한다. 처음에는 단순 교통체증과 좁은 골목에서의 추격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폭탄의 속도가 붙고, 구체가 자동차와 가로수, 건물을 들이받으며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으로 확대된다. 카메라는 폭탄의 시점, 주인공들의 차량,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 풍경을 계속 교차 편집해, 관객이 “이 구체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연출이 흥미로운 지점은 로마의 실제 지형을 꽤 인상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좁은 언덕길과 원형 교차로, 다리와 계단 같은 공간 요소들은 그 자체로 액션의 기승전결을 나누는 장치로 쓰인다. 예를 들어 폭탄이 계단을 구르며 내려갈 때는, 카메라가 계단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방식으로 높이감을 강조하고, 다리를 건너는 구간에서는 강 위로 떨어질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측면 롱샷을 사용한다. 이처럼 로마의 랜드마크와 도로 구조가 단순 배경이 아니라 “위험이 어디에서 올지 예측할 수 없는 공간”으로 재구성되면서, 시퀀스 자체가 거대한 관광 광고이자 재난 쇼처럼 느껴진다. 액션연출 측면에서 특히 강하게 남는 것은 속도와 무게감의 대비다. 폭탄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물체가 아니라, 굴러가는 동안 주변 환경을 짓뭉개는 “구르는 벽”처럼 묘사된다. 차가 들이받아도 튕겨 나가고, 가로등과 가드레일은 종잇장처럼 구겨진다. 이때 사운드 연출도 큰 역할을 한다. 무거운 쇳덩이가 돌바닥을 스치는 마찰음, 충돌 시의 둔탁한 금속음이 반복되며, 눈앞의 장면이 현실성은 떨어져도 물리적 위협으로 느껴지도록 돕는다. 덕분에 관객은 “진짜 저기에 있으면 도망갈 수 있나?” 싶은 막막함과 함께, 시리즈 특유의 과장된 쾌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다만 이 로마 시퀀스는 영화 전체의 장단점을 응축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연출은 스펙터클과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서사적으로는 “단테가 돔 일행을 함정에 빠뜨리는 한 장면” 이상의 깊이를 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현실성을 거의 포기한 수준의 과장 덕분에, 시리즈 초반 특유의 스트리트 레이싱 감성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다소 과잉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액션은 더 얼티메이트가 추구하는 방향, 즉 “도시 전체를 장난감처럼 활용하는 블록버스터 액션”의 선언 같은 시퀀스로 기능하며, 초반 템포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 성공한 장면이라 볼 수 있다.
댐 클라이맥스: 구조와 연출의 장점, 한계
더 얼티메이트의 클라이맥스를 상징하는 장면은 단연 댐에서 펼쳐지는 결전이다. 거대한 댐 위 도로를 질주하는 돔과 아들, 그리고 뒤를 쫓는 적 차량과 헬기, 마지막에는 폭발하는 댐과 쏟아지는 물줄기까지, 이 시퀀스는 “시리즈가 물리 법칙을 어디까지 무시할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는 쇼케이스에 가깝다. 구조적으로 이 장면은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단순 추격전 구간으로, 돔이 적들의 포위를 뚫고 아들을 지키며 도망치는 구간이다. 두 번째는 차를 활용한 즉흥적인 방어와 공격이 이어지는 구간으로, 차량을 이용해 헬기를 끌어당기고, 폭발을 유도해 적을 정리한다. 세 번째는 댐이 폭발하면서 도로 전체가 붕괴하고, 돔의 차가 물줄기를 타고 떨어지는 일종의 “카 플룸 시퀀스”다. 연출의 장점은 공간감과 스케일을 과감하게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댐 위 도로는 한쪽은 절벽, 한쪽은 물이 가득 찬 거대한 벽이라는 점에서, 도망칠 수 있는 선택지를 극도로 제한한 공간이다. 카메라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와이드 샷과 도로 옆으로 떨어질 듯한 로우 앵글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이 덕분에 관객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대로 끝”이라는 위협을 잠시나마 체감하게 된다. 또한 폭발과 파편, 물기둥이 동시에 화면을 채우는 장면은 시각적으로 굉장히 화려하고, 순수한 볼거리만 놓고 보면 시리즈 후반부답게 큰 돈을 들인 클라이맥스라는 사실이 확실히 느껴진다. 그러나 댐 클라이맥스는 동시에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의 상당 부분을 떠안고 있는 시퀀스이기도 하다. 첫째로, 물리적 설득력의 문제다. 이미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현실적인 물리 법칙과는 거리를 둬 왔지만, 이 장면은 자동차가 폭발과 붕괴, 물살을 거의 슈퍼히어로처럼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 이상 현실과의 연결점이 없다”라고 느끼게 만든다. 둘째로, 감정선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스펙터클에 의존한 클라이맥스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돔과 아들의 관계는 분명 중요한 테마지만, 이 장면 직전까지의 감정 축적이 그렇게 깊게 쌓였냐고 묻는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댐 클라이맥스가 완전히 실패한 장면이라고 보긴 어렵다. 액션 연출만 떼어놓고 보면, 긴장과 스펙터클, 시리즈 특유의 “차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콘셉트를 가장 극단으로 밀어붙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특히 폭발 직전 돔이 차를 돌려 화염 속으로 뛰어드는 선택, 그 뒤 차가 불길을 뚫고 물 아래로 떨어지는 구도는, 이 시리즈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현실적인 리얼리즘 대신 “가족을 위해서라면 물리 법칙도 넘는다”는 과장된 신화를 택했고, 댐 클라이맥스는 그 신화의 상징 같은 장면으로 남는다. 다만 관객이 이 과장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는가는, 개인 취향에 따라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액션과 서사를 함께 놓고 본 종합 평가
더 얼티메이트를 액션연출과 댐 클라이맥스만으로 평가하면, “스케일은 분명 커졌지만, 리얼리티를 거의 버린 영화”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시리즈 전체 흐름 속에서 이 편을 바라보면 조금 다른 얼굴이 보인다. 이 영화의 핵심은 단테라는 빌런이 언리미티드 때의 사건을 다시 불러내며, 돔 패밀리에게 정서적·육체적 복수를 동시에 실행한다는 구조에 있다. 액션의 많은 부분이 단테의 성향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로마 폭탄 시퀀스나 댐 결전 역시 “그가 설계한 잔혹한 게임의 일부”로 읽힌다. 즉, 과장된 스펙터클은 단테라는 캐릭터의 과장된 성격, 그리고 그의 왜곡된 유희와 맞물려 있다. 단테는 기존 분노의 질주 빌런들과 달리, 차분하고 냉혹한 악당이라기보다, 혼란을 즐기고, 폭발을 놀이처럼 소비하며, 피해를 예술처럼 꾸미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런 성격은 액션의 톤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로마에서의 폭탄은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과 도시를 휘말리게 만들기 위한 “쇼”라는 느낌으로 연출되고, 댐 클라이맥스 역시 돔을 구석으로 몰기 위한 크고 화려한 판으로 보인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실적인 액션보다 “관객에게 어떤 이미지를 남길 것인가”에 집중한 연출 방식은 단테라는 캐릭터의 내면과도 이어진다. 그가 광대처럼 행동하면서도 잔혹성을 감추지 않는 것처럼, 액션도 화려함 뒤에 상당한 파괴를 숨기고 있다. 그럼에도 서사 측면의 완성도는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 시리즈 후반부이자 사실상 “파이널을 향한 전초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보니, 영화는 여러 인물과 각국의 사건을 한 편 안에 욱여넣는다. 그 결과 액션 사이사이 인물들의 감정선이 깊게 다져지기보다는, 앞으로 이어질 파트를 위한 포석으로 기능하는 장면이 많다. 특히 가족이라는 테마는 여전히 중심이지만, 이전 작품들처럼 작지만 진심 어린 순간들보다는, 계속해서 위기를 키우고 다음 편을 예고하는 방식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정주행 관객 입장에서는 “이제 정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지만, 단독 영화로서의 만족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는 구성이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액션연출과 빌런 캐릭터의 개성”을 전면에 내세운 후반부 입구 같은 작품이다. 로마 액션과 댐 클라이맥스는 분명 시리즈 팬들에게 강하게 기억될 장면들이지만, 동시에 현실성과 서사 밀도를 대가로 치른 선택이기도 하다. 만약 이 편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라기보다, 언리미티드에서 시작된 복수와 가족 서사가 “이제 마지막 라운드로 들어간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그런 관점으로 감상한다면, 과장된 액션 속에서도 시리즈가 스스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으로 마무리를 준비하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액션연출, 댐클라이맥스, 평가라는 키워드로 정리해 보면, 스케일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대신 현실성과 서사 밀도를 일부 내려놓은 작품이다. 로마 도심을 핀볼처럼 사용하는 폭탄 시퀀스와 거대한 댐 위 결전은 분명 강렬한 이미지와 쾌감을 남기지만, 동시에 시리즈가 더 이상 스트리트 레이싱 영화가 아니라 완전한 판타지 액션 프랜차이즈가 되었음을 선언한다. 정주행 중이라면 이 편에서는 특히 단테라는 빌런이 설계한 “쇼”와 그 안에서 돔과 패밀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집중해 보길 권한다. 그러면 이 영화가 단순한 과장 액션을 넘어, 시리즈의 마지막을 향한 거대한 예고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